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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사람들을 웃기던 개그맨이 시를 쓰기 시작했다.시집을 내더니 이번에는 에세이까지 펴냈다.40여년간 웃음을 선사해온 희극인 장용(62)이 이제는 글을 통해 자신의 삶과 사람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최근 펴낸 에세이‘손안에 삶이 있습니다’에는 그렇게 사람을 바라보며 살아온 그의 생각이 담겼다.한국가위바위보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이 책에서 오랫동안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삶의 이치를 발견했다고 했다. “가위는 보를 이기지만 바위에는 지잖아요.바위는 가위를 이기지만 보에는 지고요.절대적인 승자는 없습니다.인생도 마찬가지죠.”
그가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은‘비김’이다.비긴다는 것은 패배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늘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그런데 꼭 이겨야 합니까.내가 가진 생각과 가치만 옳다고 고집하지 않고 상대의 패도 인정하는 게 비김입니다.”
그는 에세이에 앞서 2024년 시집‘나도 썼어 너도 써 봐’를 내며 문학의 길에 들어섰다.짧고 유쾌한 시에는 개그맨 특유의 언어 감각과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함께 담겼다.
‘불현 듯’에서는‘불 켠 듯 네가 생각났어 / 잘 있지’라고 썼고‘이별’에서는‘별이 두 개 / 하나씩 / 더 반짝일 거야’라고 했다.아내의 잔소리를 소재로 한‘아내의 설교’에서는‘신부님의 설교와는 다르다 / 아내의 설교에는 / 대답을 해야 한다’고 써 웃음을 자아낸다.
짧은 언어 속에 웃음과 여운을 함께 담아내는 것이 그의 시다. “개그맨이 시를 쓴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의외라고 하더라고요.그런데 저는 자연스러웠어요.개그도 결국 언어를 가지고 하는 일이니까요.개그는 짧은 순간에 웃음을 줘야 하지만 시는 그 뒤에 남는 생각까지 담을 수 있다는 차이가 있죠.”
1964년 인천에서 태어난 장용은 서울예술대학에서 연극연출을 전공했다.1983년 제3회 MBC 개그맨콘테스트에서 장려상을 받으며 방송계에 데뷔했다.이후 MBC 코미디언 실장을 지냈으며,이기토 토익 카페MBC 라디오‘여성시대’에서 예비역들의 군대 사연을 소개하며 오랫동안 청취자들과 호흡했다.군대 사연을 모아‘장용의 단결,필승,충성’을 펴내기도 했다.
40여년 동안 사람들을 웃겨온 그는 이제 시와 에세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독자를 만나고 있다.웃음 뒤에 남는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되는 게 있습니다.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몇 번 이겼느냐가 아닌 것 같아요.누구와 함께했는지,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가 더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