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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op 3 성과에도 실효성 논란
최근 정부의‘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 중단설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에는 한정된 국가 재정으로 미-중 빅테크에 맞서‘인공지능 주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수천억원 규모의 세금이 투입돼 개발된 모델들이 당초 목표인‘글로벌 프런티어 모델의 95%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성능을 보이면서 사업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독파모는 세금만 낭비한‘무모한 도전’이었을까.
1일 정부와 업계 설명을 들어보면,아이와 함께 게임하기정부는 독파모 사업이 향후 프런티어 모델 개발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고 자평한다.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인력 양성이다.지난 1년간 정예팀으로 선발된 기업 컨소시엄에 산학연 1000여명의 연구진이 투입된 결과 실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에서 모델 학습을 경험한 인력을 다수 배출했다는 것이다.한 독파모 참여 기업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국내에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경험한 연구자가 업계에 100명이 채 안 됐을 것”이라며 “지난 1년여간 독파모 사업을 통해 모델 개발 경험을 쌓은 인력이 인턴 등을 포함해 수백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최근 품귀 현상이 심해진 그래픽처리장치(GPU·지피유)를 지난해 선제적으로 확보한 점도 또 다른 성과다.한 정부 관계자는 “독파모 사업을 처음 추진할 당시만 해도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지피유 클러스터링(병렬 연결)을 500∼1000장 규모로 구축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사실상 전무했는데,현재는 장소와 관계없이 4000장까지 가동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독파모 사업의 성과는 해외에서도 입증됐다.지난 4월 미 스탠퍼드대‘사람 중심 인공지능연구소’(HAI)가 발표한‘인공지능 지수(AI INDEX) 2026’에서 한국은 지난해 출시된 주목할 만한 모델 가운데 8개를 보유해,자동마작테이블미국(50개),중국(30개)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8월에는 글로벌 인공지능 평가기관‘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인공지능 모델 지능 평가 지수’(AAII)에서도 미국·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고려할 때 그나마 정부 주도 사업을 통해 지금의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 주목한다.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인공지능연구원 연구교수는 “애초에 민간 기업 입장에선 시장성이 없는 모델 개발 사업에 정부 재정을 투입했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한 인공지능 개발 경쟁을 민간 주도로 끌고 갈 수 있는 건 미국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일각에선 민간 기업들이 정부 재정에만 의존하는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최근 정부가 프런티어 모델 개발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정부가 무한정 인공지능 개발을 뒷받침하기 어려운 만큼 민관이 공동으로 사업에 투자하고 위험을 분담하는 체계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이경전 경희대 교수(빅데이터응용학)는 “(독파모 사업처럼) 기업이 해야 하는 일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 자체는 다소 기형적인 측면이 있었다”면서 “막대한 자금이 드는 프런티어 모델을 제대로 만들려면 산업은행 등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투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