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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퇴출 절차 전면 중단
3줄 요약
ㆍ한국거래소,관리종목 상장폐지 절차 진행 중단 ㆍ법원,
자바 포커기업에 이의신청 기회 주지 않아 위법 ㆍ퇴출 대상 기업들의 법적 대응 소송 확산
시가총액이 일정 기준에 못 미치는 기업을 주식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정부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상장 폐지 기준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기업에 이의 신청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법원 판단 때문이다.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시가총액이 일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부실한 기업을 주식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절차가 7일 전면 중단됐다.지난 2일 법원이 부당하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정부가 자본시장 선진화를 내세우며 야심 차게 추진했던 정책 중 하나가 본격화된 지 석 달 만에 멈춰 선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 지정 후 상장폐지하는 절차는 2일부터 진행하지 않고 있고,
슬롯 오퍼향후에도 유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관리종목 지정은 상장폐지 전 경고 표시다.8일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21곳,코스닥 47곳이다.
그런데 이 중 이미 8곳은 거래 정지됐다.코스피 2곳(주연테크·SHD)과 코스닥 6곳(신라에스지·골드앤에스·케이엠제약·핀텔·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이다.이 종목 주주들은 주식 팔 길이 막힌 채 묶였다.관리종목 기업 중 이 8곳을 뺀 나머지는 거래를 할 수 있다.같은 기준에 걸린 기업이 며칠 차이로 거래 유지와 정지로 갈리는 혼란이 생기면서 탁상행정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래픽=김성규 법원 “이의신청 기회도 없이 시행 앞당겼다”
서울남부지법은 2일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이 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각각 받아들였다.두 회사의 퇴출은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멈춘다.
법원은 상장폐지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도 기업에 이의신청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회생 조건의 타당성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예전에는 관리종목이 돼도 90거래일 안에 시가총액이 기준을 넘은 날이 누적 30거래일(연속 10거래일 포함)만 되면 딱지를 뗐다.그런데 거래소는 기준을 강화하면서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넘겨야 한다고 규정을 바꿨다.법원은 왜 45거래일이어야 하는지 거래소가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
시행 시기를 앞당기며 기업들이 대처할 시간이 사라진 점도 법원이 위법하다고 지적했다.거래소는 코스피 300억원과 코스닥 200억원이라는 시가총액 미달 기준의 적용일을 내년 1월에서 지난 7월로 반년 앞당겼다.코스피 500억원과 코스닥 300억원 기준도 2028년 1월에서 내년 1월로 1년 당겼다.규정은 지난 5월 개정돼 두 달 만에 시행됐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달 4일 코스피 500억원⋅코스닥 300억원 기준 상향을 내년 1월에서 내년 7월로 다시 미뤄 자의적인 일정 제시라는 비판을 스스로 불렀다.
왜 성급하게 밀어붙였나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준비가 덜 된 정책을 성급하게 밀어붙이다가 제동이 걸렸다는 말이 나온다.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1월 28일 “대통령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본시장 제도를 목표로 제도 전반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다음 날 구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부실 기업 신속 퇴출 방침을 내놨다.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X 계정에 해당 기사를 공유했다.증권거래소를 백화점에 비유하며 “상품 가치 없는 썩은 상품,
온라인카지노 게임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히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적었다.
2주 뒤인 2월 12일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시가총액 미달 기준 상향을 앞당기는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내놨다.법원이 위법하다고 본 시행 일정 당기기가 이때 이뤄졌다.코스닥에서 시가총액 미달 기준은 작년 말까지 40억원이었다가 지난 1월 150억원,지난 7월 200억원으로 일곱 달 만에 다섯 배 강화됐다.이 대통령은 지난 7월 15일 금융위 업무보고에서도 퇴출 제도의 과감하고 신속한 도입을 주문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300억원에 못 미치는 코스닥 상장사는 94곳(2024년 말)이었다.한 중소기업 대표는 “기업들 생사를 시가총액이라는 단순한 지표 하나로 재단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정책 신뢰 흔들,소송 확산
졸속 행정에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법원이 개별 회사 사정이 아니라 퇴출 규정 자체의 절차를 문제 삼은 만큼,퇴출 대상 기업의 법적 대응은 번지고 있다.핀텔과 골드앤에스도 상장폐지 결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정부의 부실기업 솎아내기 정책이 성공하면 코스닥이 오를 것으로 보고 들어온 개인 투자자들도‘닭 쫓던 개’신세가 됐다.한 투자자는 “정치적 업적 쌓기 과정에 코스닥 투자자들만 놀아난 꼴”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법원 결정에 이의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이다.법원이 관리종목 지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부분은 기각하고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서만 받아들였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지난 7월 시행된 관리종목 지정 기준은 그대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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